오픈AI의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해 제작한 장편 애니메이션이 내년 5월 칸 국제영화제에 출품된다. 할리우드 제작사보다 더 빠르고 저렴하게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오픈AI의 의지가 담겼다.
런던 버티고 필름스에 따르면 AI를 활용해 만든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오픈AI는 자사의 AI 도구와 컴퓨팅 리소스를 런던 버티고 필름스와 LA 네이티브 포린에 제공하고 있다.
새롭게 제작되는 영화 '크리터즈(Critterz)'는 낯선 사람 때문에 마을이 파괴된 후 모험을 떠나는 숲속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크리터즈는 2023년 만들어진 동명 단편 애니메이션을 장편화한 작품이다. 오픈AI의 크리에이티브 전문가인 채드 넬슨이 기획을 주도했다.
넬슨은 3년 전 오픈AI의 새로운 이미지 생성 도구였던 달리(DALL-E)를 사용해 캐릭터 스케치를 시작했다. 넬슨은 런던 버티고 필름스와 LA 네이티브 포린이 협업해 9개월 만에 영화를 완성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장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려면 3년이 넘게 걸린다.
이 작품은 내년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다. 크리터즈의 제작 비용은 3000만 달러(약 410억원) 미만으로, 기존 장편 애니메이션보다 크게 절감됐다. 캐릭터 목소리 연기는 인간 연기자가, 이미지 스케치 등 작업은 인간 아티스트가 담당하게 된다.
이를 위해 제작팀은 오픈AI 도구에 입력할 스케치를 그릴 아티스트를 고용할 계획이다. 아티스트가 그리는 스케치는 GPT-5와 이미지 생성 모델을 포함한 AI 도구에 입력된다. AI 도구와 인간의 협업을 통해 저작권 보호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 가능하다는 게 제작진 설명이다.
디즈니와 넷플릭스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제작, 사용자 경험, 마케팅 업무에 AI 도구를 활용 중이다. 하지만 AI 도구를 업무 전반에 수용하는 것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미국에선 배우와 작가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라, AI 도구 활용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할리우드 제작사가 AI 이미지 생성 기업 미드저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넬슨은 크리터즈 제작에 참여하는 약 30명의 직원들이 수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보상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넬슨은 크리터즈가 성공하면 AI가 대형 스크린에 걸맞은 강력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할리우드의 기술 도입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오픈AI 대변인은 이 영화가 "우리가 장려하는 창의성과 탐구의 종류를 반영한다"라고 말했다.
제작팀은 이미 프로덕션 단계에 돌입했으며, 향후 몇 주 내 목소리 연기 캐스팅을 결정할 예정이다. 대본 작업에는 2024년 라이브액션 애니메이션 '패딩턴: 페루에 가다!'의 작가 중 일부가 참여했다.
네이티브 포린의 공동 창립자인 닉 클레베로프는 "AI가 만든 작품은 저작권의 보호를 받을 수 없지만, 이 영화에서는 인간이 캐릭터의 목소리를 맡고 AI 도구에 입력되는 아트워크를 만드는 방식이기 때문에 저작권 보호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AI포스트(AIPOST) 유진 기자 aipostkorea@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