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그 맥밀런 월마트 CEO. (사진=CGFTheForum)
더그 맥밀런 월마트 CEO. (사진=CGFTheForum)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를 이끄는 더그 맥밀런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직업이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밝히며 고용 시스템의 격변을 예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더그 맥밀런 CEO는 미국 아칸소주 벤턴빌 월마트 본사에서 개최된 '오퍼튜니티 서밋'에서 "AI는 사실상 모든 일자리를 바꿀 것이다. AI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직업이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떠올리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월마트 내부에서도 일부 업무와 직무가 감축되고 또 다른 직책이 생기는 등 직무 구성은 크게 바뀔 것이다"라면서도 "매출이 증가해도 앞으로 3년간 월마트 인력 규모는 줄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210만 명 수준의 인력 규모는 유지하되, AI로 인한 직무 구성은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의미다.  

(사진=월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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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는 그간 모든 전략 회의에서 AI가 인력 구조에 미칠 영향에 대해 검토해 왔다. 어떤 직무 유형이 감소하고, 증가할지를 추적해 재교육이 필요한 영역을 검토 중이다. 맥밀런 CEO는 "우리의 목표는 모든 사람이 변화를 건너갈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다른 기업처럼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하는 것이 아니라, 인력 구조 전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월마트는 몇 년 전부터 AI 기술을 업무 전반에 도입하고 있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작업을 돕는 AI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 

초기 야간 재고 관리용으로만 사용됐던 AI 도구는 직원들이 집중해야 할 업무에 대한 지침을 주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고객들이 자주 구매하는 제품을 쉽고 빠르게 재주문할 수 있도록 돕는 'AI 음성 주문 서비스'를 도입했다. 

(사진=월마트)
(사진=월마트)

예컨대 "헤이 구글, 내 장바구니에 계란 12개 추가해"라고 말하면 AI가 월마트에 접근해 선고객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식별해 항목을 추가한다는 이야기다. 음성 대화만으로 쉽게 쇼핑을 할 수 있다. 월마트는 지난 6월 AI 인터뷰 코치 시스템도 도입했다. 

AI 인터뷰 코치는 예비 지원자에게 최대 10개의 질문을 제시하고, 각 답변을 1~10점 척도로 평가해 구조, 명확성, 자신감에 대한 즉각적인 조언을 제공한다. 이처럼 AI 도입에 앞장서면서 월마트 내에는 새로운 직무도 생겨났다. 월마트는 최근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에이전트 빌더'라는 직무를 신설하기도 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맥밀런 CEO는 "우리는 휴머노이드 로봇보다 사람을 우선시할 것이다"라며 "사람을 상대할 때에는 사람을 두겠다"라고 말했다.

AI포스트(AIPOST) 진광성 기자 aipostkore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