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우주과학 분야 최대 국제행사인 '제45회 국제우주연구위원회 학술총회(COSPAR 2024)'가 21일 막을 내렸다. 우주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COSPAR 학술총회는 1958년 설립 이래 우주 연구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 포럼으로 자리 잡았다.
설립 초기 매년 열리던 학술총회는 1980년부터는 격년제로 전환됐다. 그렇게 짝수 해마다 전 세계 우주 과학자들이 모이는 학술의 장으로 발전했다. 한국에서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COSPAR 총회에서는 전 세계 55개국 3000명이 넘는 과학자들이 참석했다.
우주개발과 국제협력과 관련, 전문가들의 논의가 이어졌다. 국내외 우주과학 분야 기관 및 산업체들의 최신 연구성과 및 기기를 선보이는 전시도 참관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필자도 한국의 달 탐사 로봇 개발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우리나라의 우주 탐사 기술이 세계 무대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혁신적인 프로젝트들은 어떤 게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대한민국의 달 탐사 로버를 개발하는 UEL 무인탐사연구소(대표 조남석)의 부스가 눈에 띄었다. 현장을 찾은 참관객들은 무인탐사연구소의 소형 로버 '스카랍', 중형 로버 '해태'에 큰 관심을 보였다.
'스카랍'은 이집트 풍뎅이 모양의 유적을 연상시키는 큰 바퀴 두 개가 돋보이는 소형 로버다. 두 개의 바퀴로 좁은 공간이나 복잡한 지형을 탐사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해태'는 한국 전통의 상상 동물에서 이름을 따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태는 네 개의 바퀴를 가진 중형 로버다.
스카랍보다 더 넓은 지역을 안정적으로 탐사할 수 있고, 더 많은 과학 장비를 탑재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내부에 특수 설계된 서스펜션 시스템이 탑재돼 험준한 달 표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여러 출연연, 대학과 협력하며 더욱 발전된 모델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모델은 현재 열진공 시험 중이다. 이번 전시회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험이 완료되면 극한의 우주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더욱 진보된 로버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력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과 동시에 디자인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로버들이 독특한 디자인으로 설계된 이유를 연구진에게 물었다.
무인탐사연구소 김영섭 연구원은 "달 표면은 매우 작은 입자로 이루어진 인공 월면토로 덮여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일반적인 바퀴로 주행이 어렵다"라며 "그래서 구멍이 뚫리고 갈퀴가 달린 특수한 바퀴를 사용한다. 또한, 달의 진공 환경에서는 고무 타이어가 빨리 산화되기 때문에 금속 소재의 바퀴를 사용한다"라고 설명했다.
로버의 무게는 지구에서 약 200kg이지만, 달에서는 중력이 약해 훨씬 가벼워진다. 자동차처럼 빠르게 달릴 것처럼 보이지만, 로버의 이동 속도는 매우 느리다. 안전한 탐사를 위해 신중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로버는 자체 카메라와 센서에 의존해 주행해야 하며, 지구와의 통신 지연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라며 "그래서 하루에 몇 미터 정도만 이동하며 천천히 탐사를 진행한다"라고 했다.
우주의학 기업인 스페이스린텍의 부스도 인기를 끌었다. 현장에서는 'BEE-1000' 큐브 위성을 직접 볼 수 있었다. BEE-1000은 누리호에 탑재될 부탑재위성이다. 이 탑재체는 우주 저궤도 환경에서 큐브셋 기반으로 의약품 테스트를 할 전망이다. 스페이스린텍은 전시에서 단백질 결정성장장치를 공개하기도 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협력하고 있는 존스홉킨스대학교 응용물리연구소의 라와키 박사가 발표한 연구 결과도 소개하고자 한다. 라와키 박사는 파커 태양 탐사선의 혁신적인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이번 발표는 수세기 동안 과학자들을 곤혹스럽게 했던 태양의 여러 미스터리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시했다.
파커 태양 탐사선의 가장 주목할 만한 발견 중 하나는 '스위치백'이라 불리는 특이한 자기장 변동 현상이다. 초기에는 관측 오류로 의심됐으나 곧 중요한 발견임이 확인됐고, 이는 태양풍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태양 표면에서 관찰되는 작은 제트 현상인 'jetlets'이 태양풍의 근원임을 밝혀냈다.
라와키 박사는 "태양풍은 연속적인 흐름이 아닌 간헐적인 분출로 이루어져 있다"라고 밝혔다. 2022년 9월, 파커 탐사선은 초고속(2500km/s 이상) 코로나 질량 방출(CME)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이 사건은 우주 환경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크게 향상시켰으며, CME가 우주 먼지를 제거하는 놀라운 현상도 함께 관찰됐다.
라와키 박사는 파에톤(Phaethon) 소행성 연구 결과도 공유했다. 소행성 궤도 바깥쪽에서 관찰된 특이한 방출 현상에 대해, 그의 팀은 격렬한 충돌이나 폭발로 인한 파편 방출 모델을 제시했다. 파커 태양 탐사선은 올해 12월 24일 현재보다 더 태양에 근접해서 관측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마 가장 빠른 탐사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나사에서는 올해가 물리학계의 최고의 해라고 말했다. 나사의 주장처럼 필자도 앞으로 태양의 신비를 밝히는 새로운 접근이 지속되길 기대하고 있다. 우주 과학의 발전이 우리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계속 관심 있게 지켜볼 예정이다.
AI포스트(AIPOST) 이민환 과학커뮤니케이터랩 대표 skddl0514@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