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대(對) 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내 주력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에 활용된 것으로 알려진 엔비디아의 저사양 칩 'H20'의 중국 수출이 무기한 제한됐다.
엔비디아가 15일(현지시간)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 9일 H20 칩을 중국에 수출할 경우 당국의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이어 14일에는 정부로부터 이러한 라이선스 제약이 무기한 적용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엔비디아의 저사양 H20 칩이 중국 슈퍼컴퓨터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바이든 정부 동안 중국 AI 기업들은 H20 칩을 활용해 AI 기술을 개발해 왔다.
고사양칩을 합법적으로 수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엔비디아는 "H20의 재고와 구매 약정, 관련 준비금 등으로 최대 약 55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들 것이다"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 H20과 더불어 AMD의 제품까지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에 중국 AI 기업들은 고성능 GPU를 필요로 하는 추론 AI 개발에 비상이 걸렸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크게 당황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엔비디아는 최근 미국에 최대 50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트럼프의 미국 내 제조업 활성화 목표에 발맞추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왔다. 막대한 투자금을 약속했지만, 제재를 받았기 때문이다.
AI포스트(AIPOST) 진광성 기자 aipostkorea@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