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완료 알림을 받았는데, 문 앞에 나가보니 음식이 없네요. 라이더 실시간 위치는 분명 아파트 문 앞이었는데, 옆 동으로 배달됐다고 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오배달' 경험담이다. 보통 이 같은 사실을 업체에 알리면 배달기사가 음식을 수거해 다시 배달해주거나, 업체가 음식을 새로 조리해 보내주기도 한다. 업체나 배달기사와 신속하게 연락이 되지 않으면, 고객들은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다.
배달 플랫폼 이용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는 미국에서도 이러한 상황이 왕왕 벌어진다. 스타트업 도어스텝(Doorstep)을 설립한 샤슈왓 무라르카(Shashwat Murarka)도 주문한 음식이 도착하지 않아 아파트 안을 헤매며 잃어버린 음식을 찾아본 적이 있다고 한다.
미국 리치몬드대를 다니던 그는 어느 날 대학 기숙사에 앉아 음식 배달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 그는 배달 공급망을 연구하며, 직접 배달기사로 근무하기도 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그는 대학 4학년 때 이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전념하기로 결심했다.
이후 친구 '쉴 파텔'과 함께 도어스텝을 설립하고, 배달 추적을 돕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무라르카 CEO는 일반 GPS가 야외에서는 놀라운 성능을 발휘하지만, 건물 안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각지대가 생긴다고 판단했다.
배달기사가 제공하는 '배달 완료 사진'만으로도 '오배송'된 상품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배달 이미지의 40% 이상이 흐릿하거나 위치를 확인하기 어려운 구도로 제공된다. 사실상 사진만 보고는 자신의 배달 음식을 스스로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도어스텝의 기술이 기존 배달 앱에 통합되면, 휴대폰 센서를 사용해 배달기사가 건물에 들어가고 엘리베이터를 타더라도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 해당 데이터는 우버 이츠나 도어대시와 같은 배달 플랫폼에 제공되며, 이후 분쟁 해결을 자동화하고 배달 업무를 검증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스마트폰 센서를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도입 비용이 저렴하고, 확장이 용이하다는 게 큰 장점이다. 도어스텝은 정확한 환불과 운영을 위한 챗봇도 운영 중이다. 환불 및 불만 민원을 데이터에 기반해 처리할 수 있다. 배달기사를 위한 '길찾기' 기능도 조만간 도입할 예정이다.
해당 기능은 주차장 입구, 하차 지점에서부터 문 앞까지, 배달기사에게 최적의 경로를 안내하기 때문에 올바른 건물과 층에 음식을 배달하는 게 가능해진다. 무라르카 CEO는 "도어스텝의 기술을 도입하면 플랫폼, 배달기사, 판매업체, 고객 모두에게 엄청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라고 했다.
최근 투자자들도 도어스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도어스텝은 최근 캐넌 파트너스가 주도한 투자 라운드에서 800만 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앤틀러, 세르카노 매니지먼트, 카시우스, 클라이너 퍼킨스의 스카우트인 션 헨리 등이 참여했다.
도어스텝은 기술을 공급하고, 엔지니어링 및 제품 담당자를 채용하는 데 투자금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라르카 CEO는 "도어스텝은 단순히 사기나 환불을 막는 것이 아니다. 플랫폼과 고객, 배달기사 등 그들의 업무 사이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목표"라며 "배달기사는 플랫폼의 핵심이다. 그들의 업무를 더욱 쉽게 만들어 드릴 수 있길 바란다"라고 했다.
AI포스트(AIPOST) 유진 기자 aipostkorea@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