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위도우 스틸컷.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블랙위도우 스틸컷.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오픈AI의 새 인공지능(AI) 모델 ‘GPT-4o’의 음성 중 하나가 영화 '그녀(HER)'에서 AI 음성 비서 역할을 한 배우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곧바로 오픈AI가 음성 사용을 일시 중단했지만, 사태는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논란과 관련,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오픈AI는 ‘GPT-4o’의 음성 중 하나인 '스카이(Sky)'의 음성이 의도적으로 요한슨의 목소리를 모방했다는 점을 극구 부인했다. 그러면서 오픈AI는 "AI의 목소리가 유명인의 목소리를 모방해서는 안 된다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오픈AI는 스카이를 포함한 5개의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수개월 간의 캐스팅, 녹음 과정을 거쳤다고 전했다. 이에 스칼렛 요한슨은 납득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히며, 스카이가 만들어진 과정을 상세히 설명해달라는 서한을 오픈AI 측에 보냈다고 한다.  

미라 무라티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가 지난 13일 새 인공지능 모델 'GPT-4o'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오픈AI)
미라 무라티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가 지난 13일 새 인공지능 모델 'GPT-4o'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오픈AI)

스칼렛 요한슨은 최근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공개된 영상을 들었을 때 친구들과 뉴스 매체도 차이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내 목소리와 너무 흡사해 충격과 분노를 느꼈다"며 "법률 고문을 고용했으며 오픈AI와 샘 알트만 CEO에 스카이가 만들어진 과정을 상세히 설명해달라는 서한을 보냈다"라고 말했다. 

스칼렛 요한슨과 닮은 목소리…의도일까? 우연일까?

미국 내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들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23일(현지시간) IT 매체 더 버지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오픈AI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스칼렛 요한슨과 매우 흡사한 음성을 만들면 법적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 변호사들의 해석이다. 

특히 오픈AI 샘 알트만 CEO가 GPT-4o를 홍보하면서 자신의 X에 영화를 연상하게 하는 ‘her’이라는 문구를 게시한 점을 놓고, 이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변호사들은 말했다. 

블랙위도우 스틸컷.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블랙위도우 스틸컷.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650명이 넘는 변호사를 보유하고 있는 국제 법률 회사 헤인즈 앤 분(Haynes Boone)의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 퍼비 파텔 알베르스(Purvi Patel Albers)는 "스칼렛 요한슨의 입장을 뒷받침할 판례가 있다"라고 밝혔다. 알베르스 변호사는 "누군가의 이름, 초상, 목소리를 도용한다면 그 사람의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하는 것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유명인 성대모사도 소송대상"…과거 유사재판서 연예인 승소 

연예인들은 이전에 비슷한 목소리를 광고 등에 사용한 기업과의 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다. 1980년대 유명 가수 베트 미들러(Bette Midler)는 자신의 백업 가수 중 한 명을 광고에 고용해 그 가수에게 "최대한 베트 미들러와 비슷하게 들리도록"이라는 지시를 했던 포드를 고소한 바 있다. 

당시 베트 미들러는 광고 출연을 거부했었다. 유사한 사례로 가수 톰 웨이츠(Tom Waits)는 '도리토스' 광고에서 자신의 노래를 패러디하기 위해 자신과 비슷한 목소리를 가진 사람을 고용한 '프리토레이사'를 고소한 바 있다. 앞선 두 사례 모두 연예인들의 승소로 일단락됐다. 

국제 법률 회사 '웜블 본드 디킨슨(Womble Bond Dickinson)'의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인 크리스찬 매먼(Christian Mammen)은 베트 미들러와 톰 웨이츠의 승리가 "AI 음성 복제에 대한 소송에 분명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위도우 스틸컷.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블랙위도우 스틸컷.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단 소송에서 유명인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그녀의 목소리에서의 특징을 입증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현재까지 요한슨이 오픈AI를 고소하지는 않았지만, 변호사는 선임한 상황이다. 오픈AI에 보낼 서한을 작성하기 위해 도움을 받기 위해 고용했다고 요한슨은 말했다. 

퍼비 파텔 알베르스 변호사는 오픈AI가 요한슨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미 소비자들은 유사점을 지적하고 있고 자신의 X에 'her'이라는 단어를 게시한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알베르스 변호사는 "요한슨은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므로,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AI포스트(AIPOST) 유형동 수석기자 aipostkore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