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는 데일리 미러, 데일리 익스프레스,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 및 여러 지역 간행물을 소유하고 있다. (사진=리치)
리치는 데일리 미러, 데일리 익스프레스,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 및 여러 지역 간행물을 소유하고 있다. (사진=리치)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장 이후 언론계에서도 뉴스 미디어 환경 변화가 가속함에 따라 일부 언론사들이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영국 최대 미디어 그룹인 리치(Reach)는 8일(현지시간) 자사의 기자 321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치는 데일리 미러, 데일리 익스프레스,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 및 여러 지역 간행물을 소유하고 있는 영국 최대 미디어 그룹이다. 

이번 구조조정은 더 많은 비디오, 오디오 콘텐츠 제작과 생방송 뉴스 네트워크로 전환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리치의 최고콘텐츠책임자(CCO)인 데이비드 히거슨(David Higgerson)은 "새로운 조직 개편은 디지털 혁명 초기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조직 개편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히거슨 CCO는 "현재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환경의 변화는 우리의 운영 방식과 스토리텔링 방식에 대한 전면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편집팀은 목표에 맞춰 자원을 배치하면서, 완전히 다른 업무 방식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치 그룹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135개의 새로운 직무를 만들 것이며, 직무가 위험에 처한 직원들에게 우선적으로 자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영국 전국기자노조는 잇단 정리 해고와 구조조정으로 인해 기자들의 사기가 심각하게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리치)
(사진=리치)

전국기자노조 관계자는 "매일 열심히 일하고 양질의 저널리즘으로 많은 독자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저널리스트들의 사기가 다시 한번 저하되고 있다"라며 "어떤 미디어 사업체든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수백 명의 재능 있는 저널리스트를 해고할 여유가 있다는 생각만 해도 그 미래가 어떨지 궁금해진다"라고 강조했다. 

리치 그룹은 최근 몇 년 동안 몇 차례나 대규모 정리해고와 비용 절감 정책 등을 시행해 왔다. 2023년 말까지 12개월 동안 3차례의 정리 해고를 단행했으며 총 800개에 가까운 직무를 감축했다. 이는 수십 년 동안 영국 신문 산업에서 가장 큰 연간 일자리 감소다. 

영국 전국기자노조 사무총장인 로라 데이비슨은 "회사 경영진은 끊임없는 인력 감축이 출판사의 저널리즘 수준을 위협하고, 독자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저널리즘 수준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한편 리치 그룹은 지난 2년 동안 콘텐츠 제작, 편집, 배포, 사용자 참여 등에 AI 도구를 통합하는 데 집중해 왔다. 리치 그룹은 AI가 기자를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기자가 편집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할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다. 

이후 리치 그룹은 편집국에 기사 작성, 필사, 편집 등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AI 도구를 개발해 업무에 도입했다. 리치 그룹의 데이비드 히거슨은 "언론인들이 AI의 잠재력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더 큰 위험은 성급한 구현에 있다. 모든 콘텐츠가 게시 전에 사람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웹사이트에 AI 활용 사례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라고 했다. 

AI포스트(AIPOST) 마주영 기자 aipostkore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