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도구로 제작한 사진. (사진=AI포스트 DB)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도구로 제작한 사진. (사진=AI포스트 DB)

글로벌 인공지능(AI) 모델 경쟁에 새로운 도전자가 등장했다. '오일머니'에 의존하는 중동 주요국과 달리 아랍에미리트(UAE)가 인공지능(AI) 육성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 3월 미국에 10년간 1조 4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후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UAE에 AI 칩의 대규모 공급을 허가했다. 미국 정부와 계약을 체결한 UAE는 해마다 50만개씩 수년에 걸쳐 AI 칩을 공급받게 됐다. 

이어 챗GPT 개발사 오픈AI도 UAE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설립을 지원하기로 했다. 오픈AI는 지난 5월 UAE 국부펀드 지원을 받는 AI 기업 G42와 함께 아부다비에 5GW(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구축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UAE에 들어서는 데이터센터는 약 10제곱마일(약 26㎢) 규모로 건설된다. 원자력 발전소 5기의 전력 사용량과 맞먹는 수준의 에너지를 소모한다. 5GW 가운데 오픈AI는 일부 용량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다른 기업들이 활용하게 될 예정이다. 

(사진=MBZUAI)
(사진=MBZUAI)

이처럼 AI 주도권 확보를 위해 고삐를 죄고 있는 UAE가 최근 자체적으로 개발한 인공지능(AI) 모델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무함마드 빈 자이드 인공지능 대학(MBZUAI)은 9일(현지시간) 오픈AI, 딥시크 등에 맞설 새로운 저비용 추론 모델 'K2 씽크(K2 Think)'를 오픈소스로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MBZUAI는 2019년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얀 UAE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설립됐다. 현재 UAE AI 인재의 요람으로 성장했다. MBZUAI가 공개한 'K2 씽크'는 320억 개의 매개변수만으로 20배 더 큰 플래그십 추론 모델을 능가하는 성능을 보인다고 한다. 

미세 조정을 통해 논리적 깊이를 강화하고, 검증 가능한 보상을 기반으로 강화 학습을 통해 어려운 문제에 대한 정확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에이전트 계획(Agentic Planning)을 통해 모델은 복잡한 문제를 추론하기 전에 분해할 수 있으며, 테스트 시간 스케일링 기법은 적응성을 더욱 향상시켰다. 

(사진=AI포스트 DB)
(사진=AI포스트 DB)

또한 'K2 씽크'는 세레브라스의 웨이퍼 규모 추론 최적화 컴퓨팅 플랫폼에서 제공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연구자와 개발자들이 초고속으로 추론 성능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게 MBZUAI 측의 설명이다. 초당 2,000개의 토큰이라는 전례 없는 처리량을 달성해 현존하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추론 시스템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MBZUAI 이사회 멤버이자 G42 그룹 CEO인 펭 샤오는 "K2 씽크는 '크면 클수록 좋다'라는 AI 추론 패러다임을 바꿨다. 더 작고 자원이 풍부한 모델이 가장 큰 추론 시스템과 경쟁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AI 혁신의 새로운 물결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했다.

K2 씽크는 업계 최고 추론 시스템 중 하나로, 수학 능력을 평가하는 벤치마크에서 대부분의 오픈소스 모델보다 뛰어난 점수를 얻었다고 한다. MBZUAI 총장이자 대학 교수인 에릭 싱 교수는 "MBZUAI는 설립된 지 5년밖에 되지 않은 기관이다. 그럼에도 연구원, 엔지니어, 팀원들이 독창성과 개척 정신으로 과학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라고 말했다.

AI포스트(AIPOST) 마주영 기자 aipostkorea@naver.com